우리 아이가 책을 싫어하는 이유
자녀를 둔 부모라면 아이가 책을 많이 읽아야 공부를 잘한다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 아이가 책을 싫어한다는 사실입니다. 급한 마음에 아이 손에 들려있는 스마트폰을 빼앗고 책을 쥐어줘 보지만 아이와 싸움만 날뿐 아이들은 책 읽는 시간보다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유튜브를 보는 시간을 더 좋아합니다. 부모들 사이에서는 독서 열풍이 불고 있는데 아이들의 읽기 수준은 향상되었을까요? 한국교육과정 평가원의 연구결과의 따르면 중학교 3학년 학생 10명 중 단 한 명만이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교과서를 읽고 혼자 공부할 수 있는 정도라고 합니다. 다양한 원인에서 비롯된 결과이겠지만, 대한민국의 입시 위주의 잘못된 독서교육 열풍에서 원인과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책을 싫어합니다. 이 책의 저자는 독서교육 현장에서 부모들에게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책을 좋아할까?'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아이들이 책을 싫어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며 그것이 기본값이다."라고 대답한다고 합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아이들에게 책은 지루한 존재입니다. 가만히 앉아서 책을 읽는 것보다 밖에 나가서 친구랑 뛰어노는 것이나 스마트폰으로 게임하여 상대방을 이기는 것이 훨씬 즐거움이나 성취감이 높을 것입니다. 아이들이 독서의 즐거움을 느끼고 스스로 책을 꺼내들고 앉길 원한다면 아이들이 왜 책 읽기를 싫어하는지에 대한 공감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아이들의 마음이 열리고 그다음에 이성이 따라오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지금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찬찬히 살피고 들여다보는 것이야 말로 아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강력한 동기가 될 수 있습니다. "책 좀 읽어!"라는 폭풍 잔소리보다는 다정한 시선과 함께 말입니다. 아이들의 행동은 교육이 아닌 무엇을 보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아이들은 가정에서 엄마의 말투와 행동을 보고 정서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엄마가 행복하고 양육 환경도 밝아져야 아이들은 적극적인 태도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행복한 엄마의 모습을 본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안정되기에 자신의 에너지를 자신의 성장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배우고자 하는 의욕도 놓고, 끊임없이 궁금한 것이 생기고, 그것을 충족하려 노력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학습 능력을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학교 공부도 잘하고 있고 영어 수업도 잘 따라가고 수학도 선행학습하고 있는데, 아이가 책이 재미없다면서 읽지 못합니다. 그런 아이를 양육하시는 부모님들은 대부분 결국 '우리 아이는 책을 싫어한다.'고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 대부분 책을 싫어해서라기보다 책을 못 읽기 때문에 멀리하는 것입니다. 책을 읽긴 하지만 이해가 되지 않으니 좋아할 수 없는 것입니다. 자기 연령대의 이야기 책을 읽어도 이해가 잘 안되니 읽기가 싫고, 읽기 싫어지니 안 읽게 되고, 안 읽으니 읽기 능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일어납니다. 이것을 '읽기 위기'라 합니다. 아이들은 몇 번의 읽기 위기를 겪으며 살아갑니다.
읽기 위기는 전 단계의 책을 충분히 읽기 않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위기의 문턱에서 넘어지면 일어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1차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 아이가 4학년이 되어서야 1차 위기를 넘어섰다면 2차위기를 넘어서는 데까지는 더 오랜시간이 걸리게 됩니다. 책은 못 읽지만 공부를 잘하는 초등학생들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초등 수준의 시직은 단순해서사교육으로 얼마든지 커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학년이 올라갈 수록 상황은 역전됩니다.
부모의 언어 습관과 아이의 인지능력
부모의 언어 능력이 아이들의 인지 발달과 학업 성적에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어 냅니다. 이런 말이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중상류계층의 아이들은 어휘를 다양하게 구사하고, 설명이 구체적이면서 정확합니다. 반대로 하류계층의 아이들은 어휘수준이 낮고 맥락이 이어지지 않아서 비논리적입니다. 계층과 상관없이 가정에서 언어 차이를 좁힐 수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 부모의 언어습관이 달라져야 합니다. 일방저인 지시나 명령어보다는 공감과 설득하는 언어를 사용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부모의 감정과 억양입니다. 말의 억양에는 감정이 실리기 때문에 최대한 안정적이면서 부드럽고 따뜻한 어투로 아이들의 마음에 먼저 공감합니다. 아이들은 부모가 사용하는 어투와 어휘를 그대로 따라 사용하게 됩니다. 자신이 듣고 자란 말이 모국어가 되는 것이니까요. 그렇기에 아이들이 듣고 자라는 첫 말인 부모의 언어가 어떤 말이 되어야 할지는 부모된 우리가 분명 잘 생각해봐야 하는 부분입니다.
두 번째,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저 또한 실천하고 있는 방법입니다. 저는 아이가 15개월이 되던 무렵 육아휴직을 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이어서 신생아 때의 돌봄에 집중하는 것 같았습니다만, 저는 아이를 돌봐주실 친정 부모님이 계셨기 때문에 제 아이가 15개월 되던 무렵 육아휴직이 가능했습니다. 육아휴직을 하면서 제일 먼저 아이에게 해주었던 것은 잠자리 책 읽기였습니다. 아이와 분리수면을 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가 잠들 때까지 책을 읽어주었는데 적게는 15분, 많게는 한 시간가량을 책을 읽어주었습니다. 때로는 목이 아파오기도 하였지만 책을 읽어주며 책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며 아이와 더 친밀해지는 시간을 갖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제 아이는 한국나이로 올해 6살이 되었습니다. 특별한 점은 다른 또래 아이들보다 어휘력이 풍부하고 흉내 내는 말을 잘 사용하며, '음달, 엽전, 출생' 등과 같은 그 또래 아이들이 사용하지 않는 희귀 단어들을 많이 알고 있습니다. 책을 함께 읽다 보면 모르는 단어를 질문하는 데, 이때 최대한 쉽게 이해하도록 설명해 주곤 했습니다. 단어의 뜻을 모르면 글의 흐름을 놓치게 되고 이해력이 떨어지기에 책에 대한 흥미를 일게 됩니다. 따라서 독서 초보자에게 어휘력 습득은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입니다.
아이 성향에 따라 달라지는 독서법
1. MBTI
근래에 사람들은 서로의 MBTI를 물어보곤 합니다. 조금씩 사람들의 성향이 각기 다르고 상황을 바라보는 인식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사실 모든 아이들도 마찬가지로 서로 다른 성향과 기질이 있습니다. 서로 다른 성향의 아이들은 서로 다른 탁월함의 꽃을 피워야 합니다. 부모가 해야하는 교육은 제 자녀의 성향과 기질을 이해하고 그 강점을 살려주는 것입니다. 그래야 아이도 스스로 '자기다움'이 무엇인지 찾고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는 도구로는 'MBTI'가 있습니다. 이 중 외부의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식의 차이로 감각형(S)과 직관형(N)으로 분류합니다. 의사 결정과 관련된 성향으로 논리적 사고로 결정을 내리는 사고형(T)과 주변의 의견과 감정을 근거로 결정을 내리는 감정형(F)이 있습니다. 부모가 자녀의 성격유형을 알고 있으면 아이를 보는 눈이 달라지고, 그에 알맞은 도서를 추천해주거나, 독서 방법을 코칭해 줄 수 있습니다. 감각형의 아이는 텍스트 자체에 집중하므로 반복하여 읽기가 효과적이고, 직관형 아이는 책의 맥락을 파악하는 데 집중하기에 책을 읽으면서 순간순간 떠오르는 생각을 메모하며 읽게 합니다. 사고형 아이는 비판적 읽기가 가능하고 감정형 아이는 등장인물들의 갈등이나 상황에 몰입할 수 있는 소설이나 동화에 흥미를 느낍니다.
2. 기질
기질은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천성입니다.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성향이며, 유전적이고 생물학적인 경향이 있어 잘 바뀌지는 않지만 절대로 바뀌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성격이란 기질을 기반으로 한 감정과 의지를 표현할 때 나타나는 일관된 행동의 특징이기에 후천적 환경의 영향을 받고 발달과 변화가 가능합니다. 미국의 아동학자 스텔라 체스와 알렉산더 토마스는 기질에 따라 '까다로운 아이', '순한 아이', '느린 아이' 세 가지 유형으로 아이의 기질을 분류하였습니다.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들은 낯선 환경이나 작은 자극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기에 스스로 책을 읽게 하기보다는 책 놀이로 흥미를 높이는 게 중요합니다. 책을 고를 때는 선택해 주기보다 어떤 책이 좋은지 물어봅니다. 순한 아이들은 부모와의 관계에서 문제가 적은 편이지만 다른 사람의 요구사항에 순응하는 편이기에 주도성과 자율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에 책 읽기도 규칙적인 습관으로 만들어주고, 익숙해지면 스스로 책을 골라 읽을 수 있도록 합니다. 느린 아이들은 활동량이 적고 행동이 느립니다. 반응이나 자극에 대해 수동적이기 때문에 엄마가 먼저 책 읽는 모습을 많이 보여줘야 합니다. 그래야 엄마의 행동을 보고 아이가 따라 하면서 책에 대한 호기심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때 아이가 책에 관심을 보이면 적극적으로 칭찬해 주고 격려하면서 지속적으로 흥미가 이어질 수 있도록 지켜봐야 합니다.
3. 에니어그램
에니어그램은 사람을 9가지 유형으로 분류하는 성격유형지표입니다. 에니어그램에서 말하는 성격의 기본 원리는 힘의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가리킵니다. 힘의 중심은 삶을 살아 나아가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 '원천'을 의미합니다. 이런 힘의 원천을 에니어그램에서는 '가슴', '머리', '장'이라는 세 가지 신체 기관과 관계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가슴형'의 사람은 자아 이미지를 중요히 여기며 인관관계에 집중하여 주변에 감정이입을 잘하고 타인의 의견에 따라 의사결정을 내리곤 합니다. '머리형'은 사고 및 분석을 통해 에너지가 움직이며 전략과 신념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관찰자적인 태도를 갖고 있습니다. '장형'은 일과 자신의 영역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세상에 저항함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에너지를 얻습니다. 이렇게 세가지 힘을 중심으로 하나당 또다시 세 가지씩 총 아홉가지로 세분화하여 성격 유형을 분류합니다. 1~9까지 숫자로 이름붙여진 아홉가지 유형이 에니어그램의 기본이 됩니다. 좋고 나쁜 가치는 없고, 각 성격의 장단점이 있습니다. 각 유형은 보통 숫자로 부르지만 특징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별칭을 붙여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 책의 저자는 에니어그램을 활용하여 아이의 성격을 9가지로 분류하였고, 또다시 그 9가지 아동 유형에 따른 선호 도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근래에는 많은 기관들에서 아동을 위한 MBTI인 MMTIC와 아동용 에니어그램, 아동 기질검사들을 실시하고 있으므로 부모님들께서 좀 더 확실하고 정확한 데이터를 얻길 원하신다면 기관에서 진행하는 검사들을 추천드립니다. 기관에서 검증된 검사들이 아니더라도 부모들이 관찰한 우리아이의 행동특성을 가지고 성격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도서들을 추천하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마음에 공감하는 독서법의 첫걸음이 됩니다.
* 에니어그램 성격검사사이트 1. 한국 에니어그램 : www.kenneagram.com 2. 청소년 리더십 진로 교육센터 : www.leadershipcareer.kr 3. 나인하트 에니어그램 : www.nineheart.com |
4. 다중지능
우리가 살아 온 어린 시절만 해도 IQ가 높으면 지능이 높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1980년대 미국의 하버드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하워드 가드너는 IQ기 낮는 아이는 정말 능력이나 재능이 없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으로 연구를 시작하였고, 사람의 지능은 IQ만으로 나타낼 수 없으며 그보다 훨씬 복잡하고 다양하며 각각의 지능은 사람마다 다르다는 주장을 합니다. 가드너가 말한 것이 바로 '다중 지능'으로 인간의 정신이나 지능에 다원적으로 접근하여야 한다는 이론입니다. 이것을 바탕으로 누구나 8가지 지능을 갖고 태어난다는 다중 지능 이론이 정착하게 됩니다.
책에도 다중지능 간단하게 검사할 수 있는 간이 체크리스트가 소개되어 있습니다만, 저 또한 가볍게 아이의 다중지능을 파악할 수 있는 간편 체크리스트를 탑재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중지능 역시도 시중에서 검사할 수 있는 기관이 많이 있으므로 더 정확한 파악을 원하신다면 관계 기관에 전문적인 검사를 받아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다중지능에 따라서 아이의 높은 지능을 보이는 관련 도서를 제시하거나 다른 지능에 비하여 다소 낮은 지능의 도서를 제시하여 지능을 높여주는 등 다양한 독서교육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과 통하면 그 관계는 더욱 소중해집니다. 정서적으로 안정된 아이만이 수업에 흥미를 느끼고 능동적인 삶을 영위해나갈 수 있습니다. 책을 무조건 읽으라고 하기 전 아이와 마음의 소통을 할 수 있는 공감 대화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코로나 이후 얼굴을 대면할 수 없기에 가정이나 사회, 학교 모든 곳에서 '공감'이 많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아이의 마음은 작은 공감에서부터 움직입니다. 공감으로 시작된 마음의 움직임이 책 읽기로 이어지고, 이것이 언어 능력과 뇌 성장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을 수 있게 합니다. 또한 공감하였기에 아이와 부모 사이의 관계의 돈독함은 덤으로 얻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아이들을 대신하여 부모가 생각해 줄 수 없습니다. 달달 암기하여 입시에 성공할 수 있는 시대는 끝나갑니다. 입시제도가 변해가고, 학벌이 밥 먹여 주는 시대고 끝나간다고 사람들은 말합니다. 이에 꾸준하게 읽고, 말하고, 쓰고 생각하는 뇌를 가진 아이들 만이 성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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