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는 늘 정답을 찾기 어렵습니다. 아이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어떻게 하면 더 집중하고 행복해질지 매번 고민하게 되죠. 가정에서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교육이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초등교육 현장에서 15년간 아이들을 지도해온 경험을 비추어 볼 때, 아이들의 행동과 정서적 문제를 이해하는 데 있어 뇌과학적 관점은 필수적입니다. 단순히 훈육이나 지식 전달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복합적인 문제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초등학교 1학년 딸을 키우고 있는 부모로서, 아이의 변화무쌍한 감정과 행동을 마주하며 '대체 아이의 머릿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라는 의문을 끊임없이 던지게 됩니다. 김붕년 교수의 저서 <아이의 뇌>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과학적이고 명쾌한 해답을 제시합니다. 국내 발달뇌과학의 최고 권위자가 뇌 발달 단계별로 필요한 양육 원칙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모든 부모와 교육 관계자에게 매우 도움이 되는 책이었습니다.
서울대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이자 임상 경험이 풍부한 저자는 아이의 뇌 발달, 생각·정서·실행 지능의 성장 과정을 설명하며, 부모가 실천할 수 있는 조언을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얼마 전 유퀴즈온더블록에 출연해서 더 유명해지시기도 했어요.
제목: 아이의 뇌 – 뇌과학에서 찾아낸 4가지 양육 원칙
저자: 김붕년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
출판사: 포레스트북스
출간: 2024년 12월
🧠 뇌과학에서 찾아낸 4가지 양육 원칙
이 책은 총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뇌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아이의 마음과 지능을 튼튼하게 키우는 구체적인 방법을 안내합니다. 책의 핵심은 '생각 지능', '정서 지능', '실행 지능'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둔 뇌과학 기반의 양육 원칙입니다.
Part 1. 육아에 뇌과학이 필요한 이유
- 뇌 발달의 결정적 시기: 태어날 때 아이 뇌 기능은 약 30%만 활성화되어 있으며, 이후 특히 만 12세까지 신경망 연결(시냅스) 형성 및 가지치기 과정을 통해 폭발적으로 성장합니다.
- 유전과 환경의 상호작용: 유전자는 시작점이지만, 환경(양육 방식, 경험, 자극)이 유전적 소질 발현 여부에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 신경전달물질과 행복/안정: 도파민이 흥분과 보상을, 세로토닌이 안정과 평온을, 아드레날린이 스트레스 반응과 관계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가 아이에게 어떤 자극과 안정감을 주느냐가 이 시스템들을 건강히 만드는 데 중요한 요소입니다.
- 수면, 아침 식사, 운동 등 기본 생활습관이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큽니다. 특히 수면 부족은 뇌의 발달 및 정서 조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아침 식사는 뇌 에너지 공급 및 하루 리듬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등교한 아이들을 살펴보면 두 부류로 나뉩니다. 아침식사를 한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 조금이라도 아침을 먹으면서 저작운동을 하여 뇌를 깨운 아이는 수업에 집중도 높고 이해도 잘 합니다. 그러나 아침식사 없이 등교한 아이들은 적게는 1교시, 많게는 4교시까지도 정신을 차리는 데에 시간을 할애합니다. 그러니 당연히 모든 면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운동과 움직임은 인지, 집중력, 정서 건강에 모두 유익합니다.
- 아이의 뇌가 유전과 환경의 상호작용으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신경가소성'을 가졌음을 강조합니다. 특히, 만 3세까지의 뇌 발달은 감각과 감정 영역이 지배적이므로, 논리나 학습을 강요하기보다 충분한 오감 자극과 애착 형성이 중요함을 설명합니다.
- 교육적 함의: 초등 저학년 단계에서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과 긍정적 관계 형성이 학습 능력 발달의 선행 조건임을 시사합니다.
Part 2. 세상을 향한 관점을 넓히는 생각 지능
- 전두엽을 중심으로 한 '생각 지능'의 발달을 다룹니다. 몰입의 즐거움, 상상력, 책 읽기가 전두엽을 활성화시켜 문제 해결 능력과 창의성을 기르는 데 필수적이라고 설명합니다.
- ADHD 구분과 집중력 이해: 산만하거나 집중 못 하는 행동이 무조건 ADHD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입니다. 또래 발달 수준, 환경, 자극의 종류를 따져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과도한 기대나 무리한 학습 요구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 몰입(flow)과 상상력: 몰입 경험을 제공하고 상상 놀이, 독서, 창의적 놀이가 뇌의 ‘지도(mapping)’을 바꿀 수 있습니다. 현실적인 경험 + 상상/비교경험 혼합 제공이 중요합니다. 창의적인 아이들을 잘 살펴보면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하기도 하지만 거기서 혁신적이고 현실적인 무언가를 발명해내곤 합니다. 그러니 마냥 허무맹랑한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겠죠. 현실적인 경험과 감각이 더해지면서 지금까지 없었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발명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 자존감과 책 읽기의 역할: 책 읽기는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전전두엽 활동을 자극하며 사고력, 비판적 사고, 공감능력 향상에 기합니다. 자존감은 아이의 시도/실패/성장 경험에서 나오기 때문에 부모의 칭찬 방식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 학교급별 적용 방안:
- 초등학교 1-2학년: 상상력이 풍부한 그림책 읽기, 자유로운 놀이를 통한 몰입 경험 제공, 궁금증을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호기심을 자극하는 활동이 필요합니다.
- 초등학교 3-4학년: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사고력을 확장하도록 유도합니다. 독서 토론이나 글쓰기를 통해 논리적 사고를 훈련할 수 있습니다.
- 초등학교 5-6학년: 특정 주제에 깊이 몰입하는 '덕질'과 같은 활동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자신의 관심 분야를 심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는 '뇌는 억지로 일하지 않는다'는 원칙과 연결됩니다.
Part 3. 따뜻한 눈으로 타인을 보게 하는 정서 지능
- 공감능력 & 사회성 발달: 공감은 감정인식 + 타인의 감정 수용에서 시작됩니다. 어울림, 팀 활동, 친구 관계, 부모의 언어/비언어적 반응 등이 사회성 발달의 기반이 됩니다.
- 감정 조절 및 정서 안정: 정서지능이 낮으면 작은 자극에도 불안·분노 등 감정 반응이 과도해질 수 있습니다. 부모가 감정 조절 모델이 되는 것, 스킨십과 안정감 제공, 갈등 시 공감적 대응 등이 중요합니다.
- 학교 및 또래의 역할: 학교 환경, 친구 관계, 교사의 태도, 또래 상호작용 등이 아이 정서 지능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안전감 있고 배려있는 학교 문화가 중요하게 됩니다.
- 공감, 배려, 사회성 등 정서 지능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어울림도 능력'이며, 긍정적 관계 속에서 아이의 뇌가 건강하게 성장한다고 설명합니다.
- 학교급별 적용 방안:
- 초등학교 1-2학년: 친구들과의 놀이 속에서 감정을 나누고, '착한 마음'을 칭찬하기보다 구체적인 행동(도와주기, 기다려주기 등)을 칭찬하여 공감 능력을 키워줍니다. 스킨십을 통한 애착 형성은 불안을 줄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 초등학교 3-4학년: 갈등 상황에서 타인의 감정을 헤아려 보도록 돕고,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 어떤 감정을 표현해야 할까?'와 같은 질문을 던져 자기 조절 능력을 훈련합니다.
- 초등학교 5-6학년: 또래 관계의 중요성이 커지는 시기이므로, 건강한 관계를 맺는 방법을 가르치고, 학교라는 안전 울타리 안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합니다.
Part 4. 마음먹은 대로 행동할 수 있게 하는 실행 지능
- 자제력 & 기다림 (지연 만족능력): 원하는 것을 바로주거나 빠른 결과만 강조하면 인내력 저하, 스트레스 대처력 약화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 아이가 힘들어 한다고 해서 무언갈 다 해주기 보다는 기다림을 배우는 훈련이 아이의 실행 지능·자제력·감정 조절에 긍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 꿈과 목표 설정, 칭찬 및 훈육의 균형: 꿈을 꾸게 하는 것만큼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작은 목표/노력 과정을 인정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칭찬은 결과보다 과정 중심으로, 훈육은 존중과 약속 기반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과도한 경쟁 유도는 스트레스, 비교 의식 강화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 불안·걱정 관리 및 부정적 기억 극복: 걱정은 '미래 대비'가 가능 하기 때문에 무조건 나쁜 것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과한 불안, 부정적 기억이 반복되는 경우 회복탄력성 저하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가 이를 인지하고 지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합니다.
-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는 능력인 '실행 지능'에 대해 다룹니다. 무조건적인 경쟁보다는 '기다릴 줄 아는 능력'과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 중요함을 강조합니다.
- 학교급별 적용 방안:
- 초등학교 1-2학년: 작은 목표(예: 장난감 정리)를 설정하고 달성하는 경험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게 합니다. 칭찬은 '결과'가 아닌 '노력'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 초등학교 3-4학년: 학습 계획을 스스로 세워보고 실천하는 경험을 반복하게 합니다. 실패하더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을 길러주는 데 중점을 둡니다.
- 초등학교 5-6학년: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는 연습을 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실행 방안을 스스로 고민하도록 돕습니다. '부정적 기억을 몰아내는 의지력'은 이 시기에 길러야 할 중요한 덕목입니다.
제 나름 이 책의 강점과 한계를 정리해본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강점 | 한계 및 주의할 점 |
• 뇌과학 + 임상 경험 + 부모로서의 실제 경험이 잘 혼합됨 → 설득력 있음 • 최근 연구 및 현실적 육아 환경 반영됨 (미디어·경쟁 압력 등) • 부모가 일상에서 적용할 수 있는 행동 중심 지침과 사례가 많음 |
• 뇌과학은 빠르게 발전하므로, 특정 수치나 시점(예: “만 12세 결정적 시기”) 등의 해석은 경직되면 위험함 • 모든 아이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님—기질·발달 속도 차이 존재 • 문화·사회·가족 환경이 매우 다양하므로, 책에 없는 환경에서는 조정 필요함 |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읽고 모든 것을 똑같이 적용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그래도 이 책을 읽었으면 하는 대상은
추천 대상 및 실천 포인트
- 추천 대상: 자녀를 둔 부모(영유아~초등 저학년까지 특히), 유아 교육자, 학교 교사, 상담사, 부모 모임 리더 등 육아 철학과 방법을 뇌과학 기반으로 고민하는 사람들.
- 하루 또는 한 주 내 적용 가능한 실천 과제
- 아이의 수면 시간을 체크하고 일정한 취침 루틴 만들기
- 아침 식사에 단백질 포함시키기 (예: 계란, 유제품)
- 하루 중 ‘몰입 가능한 시간’ 확보해서 방해 요소 줄이고 집중 활동 유도
- 매일 아이와 책 읽는 시간 확보 + 부모가 모범 보여 책 읽는 모습 보이기
- 감정 표현 시 아이를 공감으로 먼저 받아준 뒤 행동 지도하기
뇌과학은 '이해'를 넘어 '실천'으로 나아가는 길
<아이의 뇌>는 단순히 뇌과학적 지식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부모와 교육자가 실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양육 지침을 제공합니다. 특히, 초등학교 1학년 딸을 키우는 저에게는 아이의 현재 발달 단계와 행동을 뇌과학적 관점에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이가 원래 아침을 먹지 않아요"와 같은 사소한 행동에 대한 뇌과학적 해석은, 아이를 '문제'가 아닌 '성장 과정에 있는 존재'로 바라보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또한 경쟁과 성과에만 집중되기 쉬운 현대 육아 환경에서, 안정감·공감력·자존감·실행력 같은 요소들을 높이 평가하게 해 줍니다.
이 책은 아이를 '더 똑똑하게' 만드는 방법을 넘어, '내면이 단단하고 따뜻한 아이'로 키우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임을 강조합니다.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 아이들이 흔들리지 않고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가장 확실한 길은 아이의 뇌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양육 환경을 제공하는 것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는 책입니다.
책을 읽고 난 뒤 가장 중요한 것은 아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일상에서 반복 가능한 작은 행동부터 바꾸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작은 실천부터 시작하세요.
- 수면·식사·운동 루틴 점검
- 하루 10분 독서·상상 놀이
- 아이의 감정을 공감으로 받아들이고 차분히 행동 지도
또 어떤 작은 실천이 있을 수 있을지, 댓글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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